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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알베르 카뮈(느낀점) / 'Kibun'과 데리다의 '에크리튀르'를 차용한 해석카테고리 없음 2021. 7. 7. 17:41
만약 소설에 색이 있다면 이방인은 회색일 것이다. 아마 뫼르소 탓이 커 보이는데, 그의 엄마가 죽었을 때나, 연인이 사랑을 고백할 때, 이웃이 개를 잃어버렸을 때도, 심지어 살인을 저지르고 사형을 앞두었을 때조차 그의 반응은 미적지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남들의 기분에 맞춰 자신의 기분까지 공명하지 않을 뿐이다. 소설을 살펴보면 유독 뫼르소의 주관적인 생각이 작품 곳곳에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엄마가 죽고 나서 양로원의 지인들이 빈소 앞에서 애도할 때, 뫼르소는 우는 노인들 하나하나의 모습에 집중한다. 그 와중에 뫼르소는 울음 소리를 그만 듣고 싶다거나 한숨소리와 흐느낌, 코를 훌쩍이는 과정을 하나하나 묘사하고 자신이 피곤하고 허리 아프다는 사실까지 내비친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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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알베르 카뮈 (줄거리)카테고리 없음 2021. 7. 7. 17:31
「이방인」의 첫 구절은 아주 유명하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른다." 「이방인」, 알베르 카뮈, 베스트 트랜스 역, 더 클래식, 2012. 08. 13 누군가 하고 싶은 말을 반으로 찢으면 매력적인 첫 구절이 완성된다고 했는데, 카뮈도 그 말에 동의 했나보다. 글은 엄마의 죽음으로부터 전개된다. 이유도, 원인도 모르고 언제 죽었는지도 불분명하다. 무언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다. 그러나 오히려 주인공인 뫼르소는 차분하고 동요하지 않는다. 엄마의 죽음이 마치 하나의 해프닝으로 느끼는 것 같다. 글의 전반부는 기대와 다르게 밋밋하다. 뫼르소는 엄마의 장례를 위해 휴가를 내고 엄마가 머물던 양로원을 떠난다. 그는 양로원 원장을 만나고 장례식이 시작하기 전에 잠시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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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그리스인 조르바>로 본 삶의 태도 (무거움에서 가벼움으로 이행하는 과정) 2카테고리 없음 2021. 7. 6. 17:31
-그리스인 조르바- 키치로부터 뛰쳐나오기, 무거움을 벗어던지고 가벼움으로 들어가는 것은 가능할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선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리스인 조르바」는 가능함을 시사한다. 책의 화자인 ‘나’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지식인으로서 유산으로 물려받은 탄광을 운영하기 위해 고향인 시칠리아 섬으로 들어간다. 거기서 만난 조르바에게 강한 매력을 느껴 탄광의 관리자가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이야기는 ‘나’와 ‘조르바’사이의 무거움과 가벼움이 드러나면서 전개된다. ‘나’는 책벌레라고 불릴 만큼 지식을 신뢰하며 합리적인 판단으로 살아가길 원한다. ‘나’의 삶은 이론적이었으며 그 이론에 따라 세상을 바꾸고자하는 강한의지를 지니고 있었다. 반면 조르바에겐 어떤 것도 이론적이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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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그리스인 조르바>로 본 삶의 태도 (무거움에서 가벼움으로 이행하는 과정) 1카테고리 없음 2021. 7. 6. 17:19
-무거움과 가벼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영원회귀의 의미를 물으며 시작한다.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우리가 이미 겪었던 일이 어느 날 그대로 반복될 것이고 이 반복 또한 무한히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이 우스꽝스러운 신화가 뜻하는 것이 무엇일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9P / 밀란 쿤테라 / 이재룡 역 / 민음사 / 2015. 12. 24 쿤테라가 언급했듯이 영원회귀란 우리의 삶이 영원히, 무한히 반복된다는 니체의 개념이다. 인간은 이 계속되는 운명의 굴레 속에서 살아간다. 아니, 그런 것처럼 살아간다. 쿤테라는 이것을 운명의 무게에 짓눌린 것이라고 표현한다. 무게에 짓눌린 사람은 그가 발 딛고 있는 세계에 더욱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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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영화 <더 포스트>와 랑케, 오웰의 관점으로)생각 드러내기 2021. 7. 6. 16:54
-언론의 생리- 영화 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언론은 역사의 초안이다." 동시대에 살아 숨쉬는 사건은 곧장 과거의 역사가 된다. 언론이 동시대의 사건을 조명하는 행위가 역사가의 생리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시사한다. 나 역시 동의한다. 의 중심사건은 '펜타곤 페이퍼'의 보도다. 펜타곤 페이퍼는 미국 정부가 베트남 전쟁의 원인인 '통킹만 사건'을 조작했다는 내용을 담은 비밀 문서다. 뉴욕 타임즈의 첫 보도로 시작해 워싱턴 포스트가 세상에 공개한다. 당시 세상을 뒤흔들었던 이 사건은 50년 전에 일어난 과거의 역사가 되었다. 언론의 공개가 없었다면, 이 사건은 여전히 은폐되었을 것이다. 베트남 전쟁이 조작되었다는 사실과 더불어 그 사실을 폭로한 사건 자체도 역사가 되었다. 즉, 1950년대의 사건이 미국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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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이란 무엇인가.생각 드러내기 2021. 7. 1. 16:15
지성이란 무엇인가. 지성은 지식과 구분된다. 보통 지식이란 경험과학에 기초한 산물이다. 경험과학은 사건이나 사물을 가까이 놓고 분석한다. 대상을 실험하거나 원인을 찾는다. 그 대상은 경험될 수 있는 것만으로 한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 너머 존재하는 이론들에 대해 설명할 길이 없다. 가령 죽음이라는 사건은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지식으로는 죽음을 이야기할 수 없다. 반면, 지성은 사건이나 대상을 멀리두고 관조한다.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사건 자체를 규명한다. 그 한계는 경험 바깥까지 뛰어넘어 죽어보지 않고도 죽음에 관하여 이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지성은 지식의 한계를 보완해줄 수 있다. 그러나, 지성은 그 자체로 빛을 내지 않는다. 사명감이 필요하다. 주체적인 결단과 함께해야 비로소 지성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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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없는 이들의 주장카테고리 없음 2021. 6. 30. 00:49
영혼없는 주장은 음소들의 뭉치일 뿐이다. 생각보다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음소를 나열하는데 그친다. 그 주장이 설득력있고 그럴듯하더라도 말이다. 가장 대표적인 음소뭉치는 반대를 위한 반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반대하고자하는 주장의 선호가 떨어지거나, 그 주장의 발화자를 싫어하는 경우다. 이는 탁한 영혼이 담긴 주장일지언정, 영혼없는 주장은 아니다. 다른 하나가 그렇다고 볼 수 있는데, 그저 논리기술을 구사하고자 반대하는 경우다. 어떤 주장이든 흠결은 존재한다. 그래서 토론과 합의가 가능하다. 문제는 흠결을 지적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다. 지적하는 행위는 그 순간 상하관계를 형성한다. 흠결은 저열한 것이고 교정은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행위하는 것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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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 [성한용 칼럼] 민주당이 잘못해서 2030 돌아섰다.읽은 글 평가하기 2021. 6. 24. 12:30
https://m.hani.co.kr/arti/opinion/column/1000239.html [성한용 칼럼] 민주당이 잘못해서 2030 돌아섰다 “그들의 노력에 비해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청년층에게 일자리를 비롯하여 그들이 원만한 사회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www.hani.co.kr 요약 다가올 대선의 승리를 위하여 민주당은 2030 청년층의 수요를 고민해야한다. 지난 선거의 결과와 현 대권주자들의 지지율을 비추어 볼 때, 2030 세대가 캐스팅 보트이기 때문이다. 일거에 해결할 문제가 아니므로, 정부와 사회가 힘써 대화하고 설득해야한다. 평가 -형식에 관한 비판- 좋은 칼럼은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분석하든지, 기존 문제를 잘 풀어..